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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명의의 기준 바꿔야…수술 후 관리 전문가 필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의료의 패러다임이 변했습니다. 이제 명의의 기준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의료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관리로 전환되면서 침묵하던 학회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예방 및 관리로 수술을 최소화하고 수술이 불가피하다면 수술 이후 관리에 집중해 환자의 빠른 건강 회복과 사회 복귀를 돕자는 것.최근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대한외과학회가 보건 당국에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 시범사업을 제안한 것도 수술이 만능이 아니라는 관점을 공유한다.질병을 극복의 대상으로 여겼던 과거에는 명의의 기준이 곧 수술 능력이었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일회성 수술보다는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관리가 예후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이런 인식 변화에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도 동참했다. 학술대회에서 첫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신경계 중환자 치료에 있어 수술이 전부가 아님을 주장한 것. 그 핵심으로 신경중환자의사(Neurointensivit)를 내세우고 있다.수술 이전, 이후를 담당하는 신경중환자의사가 오히려 신경 중환자의 예후에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며 제도화를 주장하고 나선 석승한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이사장(원광의대 신경과)을 만나 신경 중환자 치료의 현실적 문제 및 제도의 취지, 국내외 현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지난달 17일 신경집중치료학회는 추계학술대회를 통해 '신경계 중환자의료의 현재와 unmet needs'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시도, 신경중환자의사의 공론화에 불을 지폈다.신경 중환자는 수술로 끝나는 게 아니라 수술 이후부터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환자 상태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것.석승한 이사장은 "신경계 질환 중에서 의식의 변화를 동반하며 급성인 경우 신경계 중증질환으로 본다"며 "뇌경색 및 뇌출혈을 포함한 뇌혈관질환, 뇌염이나 뇌수막염 같은 중증 염증 및 감염질환, 심정지 후 혼수, 간질중첩증, 섬망, 중증 말초신경 및 근육질환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석승한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이사장그는 "신경외과는 수술적 방법으로 질병에 접근하고 신경과는 수술 외적인 부분을 포괄적으로 담당한다"며 "신경외과가 수술에서 역할을 다하고 나면 그 이후 이뤄지는 영역은 내과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신경과 의사인 신경중환자의사가 있다면 환자를 더 잘 돌볼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과거 의료의 패러다임은 질병의 대처에 집중됐기 때문에 질병을 수술로 해결한다는 인식 아래 수술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명의의 기준이었다"며 "반면 질병을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수술은 치료의 시작일 뿐 치료의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유럽, 미국 등의 의료선진국은 중증 신경계 질환자를 전문으로 돌보는 독립된 신경집중치료실(Neurocritical care unit)과 신경중환자의사 제도를 통해 수술, 관리 투 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  집중치료실 및 신경중환자의사를 통해 중증 신경계 질환자를 치료한 결과 입원 기간과 합병증의 감소, 사망률의 감소까지 혜택은 충분히 증명이 됐다는 것.▲해외는 신경집중치료실·신경중환자의사 활성화…"예후 변화 촉발"석승한 이사장은 "신경계 중환자를 잘 돌보려면 신경계 환자에 맞춰진 진료 환경과 신경계 환자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며 "이미 많은 논문을 통해 신경계 중환자가 신경집중치료실에서 신경중환자의사의 전문 치료를 받았을 때 사망 위험이 20~30% 이상 줄어들고 합병증, 입원 기간이 감소한다는 게 입증됐다"고 말했다.그는 "미국이나 유럽에선 웬만한 대학병원급 기관은 독립된 신경집중치료실을 운영한다"며 "뇌출혈 환자가 발생한 경우 신경외과 의료진이 수술을 담당하고 이후 집중치료실에 입원해 신경중환자가 관리하는 시스템이 확립돼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외국에서 예후 향상 연구가 축적되면서 집중치료실과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며 "국내 역시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한 일부 대학병원이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집중치료실은 어떤 치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예후 변화를 이끌어내는걸까.석승한 이사장은 "일반 중환자실은 폐렴과 같은 감염, 합병증 예방에 초점을 맞춘다"며 "반면 신경계 집중 치료실은 이런 부분은 물론 뇌 신경계 문제를 빨리 찾아내기 위한 기기를 갖춰 뇌의 변화 확인 및 신속한 대응에 집중한다"고 말했다.국내에서 독립된 신경계 집중 치료실을 갖춘 기관은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급에 국한된다. 하지만 최근 필수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환자 치료, 관리를 위한 새로운 제도에도 보건의료계의 시선이 미치게 됐다는 게 그의 판단.그는 "3차 병원 지정에 중증 환자를 얼마나 잘 보는지가 중요한 지표로 설정되고 있어 대형병원들에서 중증 신경계 환자를 잘 돌보기 위한 시스템 구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게다가 신경과 의사들 중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익히기 위해 해외로 연수를 가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신경중환자의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고 밝혔다.▲"예후는 물론 재정 감소까지…제도화 미룰 이유없어"아직 국내에는 신경중환자 치료를 위한 전문 펠로우십이 없는 실정. 학회는 인증의 제도를 통해 인력 양성에 팔을 걷었다.석 이사장은 "일부 대학병원이 펠로우십을 운영하고 있지만 온전히 신경 중환자에 집중하기 어렵고 인력도 부족해 학회가 나서게 됐다"며 "중증 신경계 환자를 볼 수 있 필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여름과 겨울에 아카데미 형태로 운영을 했고, 올해 처음으로 인증의를 배출했다"고 밝혔다.그는 "인증의가 활성화되고 지속적인 인력 배출로 이어지려면 수가와 연동돼야 한다"며 "인증의가 중증 환자를 돌보거나 중환자실이나 독립된 신경집중치료실에서 진료할 때 수가 가산 등의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도화를 촉구했다.상황은 학회에 우호적이다. 대중들이 의료 패러다임 변화 필요성에 공감할 뿐 아니라 유관 학회들도 비슷한 취지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대한외과학회의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 시범사업을 제안도 수술 후 관리가 예후 및 재정 절감에 기여한다는 관점을 공유한다.ERAS는 수술 후 관리에 따라 입원기간 및 수술 관련 합병증·사망을 감소시켜 의료비와 사회적비용 측면 모두 효용성이 있어 의료선진국의 경우 10여년 전부터 활발히 도입하는 추세.석승한 이사장은 "ERAS와 신경중환자 집중 치료는 수술 환자에 대한 관리가 예후에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전체 의료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며 "수술로 질병 치료가 끝나지 않고 이후 관리가 의료의 질 향상에 직결된다는 인식은 전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제 내과-외과 혹은 수술-관리와 같은 분절적인 인식이 아니라 수술 전후 다학제적인 접근이 연속적으로 이뤄진다는 그런 개념이 필요하다"며 "인프라와 전문 인력 확보가 환자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걸 홍보해 인식 변화 및 제도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
2023-07-10 05:00:00학술

"신경중환자의사 필요" 신경집중치료학회 공론화 시동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이사장 석승한, 원광의대 신경과)가 지난 17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외상성 뇌손상환자의 중환자실치료라는 주제로 활발한 토론과 최신지견들을 공유했다. 학술대회회에서는 초청연자인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Gunjan Y. Parikh 교수의 강연뿐 아니라 처음으로 신경계 중환자 정책에 대한 토론 세션을 마련해 회원의 관심이 뜨거웠다. 석승한 이사장이 좌장을 맡고 홍정호 수련이사의 '신경계 중환자의료의 현재와 unmet needs'에 대한 주제발표 후 김한숙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과 박희권 국제이사가 토론자로 참여해 청중들의 열띤 논의가 이어졌으며, 신경 중환자 치료의 현실적인 문제와 신경중환자의사(Neurointensivit)의 필요성, 그리고 정부의 정책 개선 방향과 대책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됐다. 홍정호 수련이사는 신경 중환자의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화된 의료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필요하나 현재 한국은 신경 중환자 치료를 위한 고급 모니터링 장비와 전문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이를 위해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석승한 이사장은 신경계 중환자실에는 뇌경색 및 뇌줄혈을 포함한 뇌혈관질환, 뇌염이나 뇌수막염 같은 중증 염증 및 감염질환, 심정지 후 혼수, 간질중첩증, 섬망, 중증 말초신경 및 근육질환 같은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을 다룰 수 있고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잘 숙련된 신경중환자의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중증 신경계 질환 환자를 전문적으로 돌보는 독립된 신경집중치료실(Neurocritical care unit)과 신경중환자의사가 많이 부족하고, 특히 전문가 양성에 대한 제도가 유럽 및 미국 등의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져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김한숙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신경계 집중치료실과 같은 인프라와 전문 인력확보를 위해 이를 위한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며 국민 건강을 위해서는 각각 학회가 독립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 보다는 여러 유관 학회가 협의를 통해 신경중환자치료를 위한 통일된 발언과 요구를 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을 위해서도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끝으로 석승한 이사장은 "중증 신경계 질환을 가진 환자가 신경집중치료실에서 치료하는 것이 예후가 훨씬 더 나은 것으로 국내외 여러 논문에서 확인됐고 향후 국민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학회에서는 수련병원에서 독립된 신경집중치료실이 더 많이 마련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며 신경집중치료 전문수련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문인력 양성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2023-06-20 15:54:31학술

"글로벌 스탠다드 지향" 신경집중치료학회의 미션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가 '혼수(coma)'를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어 미션 선포식을 통해 글로벌 표준을 지향하고 치료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15일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는 "19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2022년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며 "추계학술대회는 혼수를 주제로 의식장애를 동반한 급성 및 중증 신경계 질환 환자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내용들로 학술의 장을 펼친다"고 밝혔다.학술대회에는 혼수에 대해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는 콜럼비아대학의 Jan Claassen 교수의 강의와 국내 전문가들의 강의가 준비돼 있으며, 그 동안 진행했던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될 예정이다. 또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석승한 이사장(원광의대 신경과 교수)은 우리나라에서 급성 및 중증 신경계 질환에 대한 신경집중치료(Neurocritical care) 분야를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미션(Mission)과 비전(Vision)을 공표하고 회원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석 이사장은 "오랜 기간 고민과 숙의를 통해 만들어진 대한신경과학회의 급성 및 중증 신경계 질환치료에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경집중치료역량을 확보한다는 미션과 비전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이를 이루기 위한 연구역량 제고, 전문인력 양성, 국민들과 정부와의 소통, 다학제 간 협업, 독립된 신경집중치료실 확보 같은 6개 실행 전략을 수립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해 학회가 급성 및 중중신경계 질환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는 우리나라에서 급성 및 중증 신경계 질환에 대한 연구하고 신경계 질환을 가진 중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전문 의료인들의 학술단체로 2006년에 연구회로 시작해 2008년 학회로 출범했다. 뇌경색 및 뇌줄혈을 포함한 뇌혈관질환, 뇌염이나 뇌수막염 같은 중증 염증 및 감염질환, 심정지 후 혼수, 뇌전증지속증, 섬망, 중증 말초신경 및 근육질환 같은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중증 신경계 질환 환자를 전문적으로 돌보는 독립된 신경집중치료실(Neurocritical Care Unit)과 신경집중치료 전문의(Neurointensivit)가 많이 부족하고 특히 전문가 양성 제도가 유럽 및 미국 등의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석승한 교수는 "중증 신경계 질환을 가진 환자가 신경집중치료실에서 치료하는 것이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국내외 여러 논문에서 확인된 만큼 학회에서는 수련병원에서 독립된 신경집중치료실이 더 많이 마련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며 신경집중치료 전문수련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문인력 양성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급성기 뇌졸중 환자 치료를 위한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여러 병원에서 운영되고 있으나 신경집중치료 전문의가 진료를 하는 독립된 신경집중치료실은 서울아산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운영 중으로 급성 및 중증 신경계 질환 환자들을 위해서는 더욱 많은 독립된 신경집중치료실이 필요하다는 것이 학회의 판단이다.
2022-11-15 11:46:10학술
인터뷰

노인의학 권위자가 그리는 '노인의료와 복지'의 미래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노인복지와 통합돌봄, 그리고 완화의료.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고민해야 할 현안이고 실제로 관련 정책들도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석승한 대한노인신경의학회장(원광의대 산본병원)은 각종 정책이 분절적이라며 이렇게 가면 정책이 있더라도 10년이나 20년 뒤에는 우리사회가 고령화로 인한 어려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석 회장은 신경과 의사로 치매와 뇌졸중 환자를 위한 공공노인전문병화 설립 및 국가치매정책 수립에 역할을 했다. 대한치매학회장을 역임했고, 노인신경의학회장을 비롯해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이사장, 대한신경과학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노인신경의학 권위자로 꼽힌다.대한노인신경의학회 석승한 회장석 회장은 "2030년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전체 인구의 60% 이상은 90세가 넘을 것"이라며 "노인의료는 복지와 자전거 앞뒤 바퀴처럼 연동돼 있다. 이 둘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그는 미래를 위해서는 돌봄, 예방 및 조기발견, 완화의료 관련 정책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석 회장은 "65세 이상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75세 이상 초고령 노인이 엄청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며 "덩달아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신경계 질환 발생 빈도도 어마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은 질병부담이 가장 높은 질환"이라고 평가했다.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고, 빨리 발견해 적절하게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석 회장은 "신경계 질환은 세계적으로 사망과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질병부담이 매우 높다"라며 "노인신경학은 신경과학의 세부 전문분야로 노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급성 및 만성 신경계 질환을 진단과 치료하는 학문"이라고 운을 뗐다.그러면서 "노인 신경계 질환의 예방, 진단 그리고 치료에 대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임상 데이터 축적과 연구에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신경계 질환을 가진 노인 환자에 대한 최적의 진료를 위해 충분한 의학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올해 초 노인신경의학회지(Journal of Geriatric Neurology)에 발표한 리뷰 논문에서도 전공의 수련 교육 과정에 기초적인 노인의학 및 노인신경학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노인 환자를 효율적으로 돌보기 위한 다학제 전문가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석 회장은 "전공의 수련교육 프로그램에 기초적인 노인의학 및 노인신경학에 대한 체계적 커리큘럼을 마련해 신경과 의사의 노인의료 전문가로서 역량을 높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또 "신경계 질환이 있는 노인 환자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돌보기 위해서는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해 약사, 영양사 등 훈련된 다학제 전문가가 팀으로 활동하는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석 회장은 돌봄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주장했다.통합돌봄 필수 요소 인력, 케어매니저 시스템 도입해야석 회장은 "노인의료는 의료적 측면의 문제가 아니라 돌봄이 더 큰 문제"라며 "재정과 정서적 지원이 통합적으로, 세심하게, 맞춤형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정부도 지역사회 통합돌봄, 일명 커뮤니티 케어를 선도사업 형태로 추진하고 있기는 하다.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으로 16개 지자체에서 하고 있다.석 회장은 돌봄 제공자의 '질'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그는 "현재 돌봄 제공자는 주로 가족인데 가족돌봄의 70~80%가 여성"이라며 "부모 또는 조부모에게 병이 생겨서 젊은 사람이 돌보는 상황도 늘고 있다"고 현실을 이야기했다. 뇌출혈로 쓰러져 거동이 불가능한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했다며 '살해' 혐의로 기소된 20대 청년의 이야기가 사회적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석 회장은 "우리나라서 돌봄을 제공하는 인력은 요양보호사, 간병인이 있는데 모두 질적으로 담보되지 않았다. 간병인은 자격증조차도 없다"라며 "돌봄을 제공하는 인력을 일정 수준의 교육과정을 거치는 정상 직업군으로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제안했다.그러면서 "요양병상이 27만병상 정도 되는데 1명이 노인 환자 5명을 돌본다고 가정했을 때 5만명 이상의 돌봄 제공자가 있어야 하고, 3교대를 감안하면 20만명 이상의 돌봄제공자가 필요하다"라며 "바꿔 말하면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일본의 '개호복지사(care arange manager)'를 예로 들었다.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을 갖고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로 일상생활을 누리는 것에 지장이 있는 사람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그는 "간호조무사, 2급 사회복지사 등이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고 실습까지 거치면 전문요양보호사 자격을 주고 돌봄이 필요한 환자를 분류하는 작업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며 "케어매니저 시스템을 만들어 이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또 "재정적 부담이 예상되지만 충분히 투자할 만한다"라며 "요양병상은 줄이고 돌봄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해묵은 과제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기능 재정립도 따라야 할 문제라고 봤다. 이 문제 역시 의료계를 비롯해 국회에서도 지적하고 있지만 뚜렷한 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석 회장은 "요양시설과 병원을 연동하도록 기능을 재정립해야 한다"라며 "요양병원 일당정액수가 등급제를 정리하고 요양시설 입소비용도 단일 등급으로 하면 중증 환자는 병원으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그는 "아직 의료계에서도 사회적으로도 노인신경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열악하다"라며 "사회적 돌봄체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07-21 05:30:00병·의원

치매 신약 크레네주맙 '재실패'…아밀로이드 기전에 찬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로슈와 제넨텍이 개발중인 알츠하이머병 신약 크레네주맙이 임상 2상 중간 분석에서 효용성 증명에 실패했다.CREAD 임상 3상에 실패한 이후 새로 설계한 API ADAD 임상 2상에서도 추가로 실패하면서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 기전의 다양한 신약 후보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현지 시각으로 16일 제넨텍은 API ADAD 임상 2상의 중간분석 결과를 공개했다.크레네주맙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항체 신약이다. 알츠하이머 등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축적이 관찰된다.다양한 제약사들이 단백질 덩어리가 신경 독을 생성해 뇌의 인지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에 착안,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자료사진크레네주맙 임상은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ADAD)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조기 알츠하이머병 발병 가능성이 높은 E280A 돌연변이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은 API-ADAD 종합 인지 점수 및 FCSRT(Free and Cued Selective Reminding Test)로 측정한 인지 능력 또는 기억 기능의 변화 속도를 평가했다.임상에는 252명이 등록해 94%가 연구를 완료했다. 참가자의 2/3가 44세 전후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인지 장애를 일으키는 E280A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었다.참가자는 무작위로 배정돼 크레네주맙 또는 위약을 5~8년 동안 투여받았고 임상기간 동안 크레네주맙의 용량을 증량했다. 크레네주맙은 초기 2주마다 300mg을 피하 투여했고 2015년에는 2주마다 720mg로 증량, 2019년에는 4주마다 60mg/kg까지 증량하는 옵션을 참가자에게 제공했다.다양한 인지 측정 외에도 아밀로이드 PET 및 타우 PET을 평가했고 MRI 및 뇌척수액(CSF) 측정도 조사됐지만 분석 결과 크레네주맙 투약군은 위약군 대비 주요 연구 종말점 상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연구 기간 동안 크레네주맙에서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제넨텍은 데이터에 대한 추가 분석이 진행을 진행중이다. 초기 데이터는 오는 8월 2일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회의(AAIC)에서 발표할 예정이다.2019년 크레네주맙은 CREAD 임상 3상에서 실패한 전력이 있다. 당시 임상 설계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806명을 대상으로 105주간 신약 투약 후 위약과 임상 치매 척도(CDR-SB) 및 인지 평가 척도(ADAS-Cognition) 등을 비교했지만 중간 분석에서 실패한 바 있다.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기전 신약이 재차 실패하면서 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한 다양한 신약 임상 후보군의 기대감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아밀로이드 플라그 축적이 실제 치매 발병의 원인인지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치매 발병 기전에 대한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1년 전 미국 FDA 승인을 얻은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역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제거 및 감소 기전 신약이지만 상용화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실제 효과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석승한 원광의대 산본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부 기전을 타겟으로 한 신약 후보군들이 실제 임상 효과 증명에 실패한 사례가 나타나면서 치매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과거엔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을 치매 발현의 원인으로 봤지만 최근엔 타우 단백질, 뇌혈관 병변 등 다양한 위험 인자들의 복합 관련성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2022-06-20 05:10:00학술

요양병원협회, 치매환자 비약물적 치료지침 '개발'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요양병원 치매환자의 가상 증강현실 등을 이용한 비약물적 치료 방안이 개발됐다.가상 증강 현실요법을 활용한 치매환자 치료 모습. 대한요양병원협회(회장 기평석)는 10일 요양병원에 입원한 치매환자에게 항정신성의약품 등의 약물 사용을 줄이고, 비약물적 접근을 유도하기 위해 '치매의 비약물적 치료 지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앞서 협회는 지난해 노인신경의학회에 연구를 의뢰해 최근 최종 보고서(연구책임자 석승한 노인신경의학회장)를 받았다.노인신경의학회는 보고서를 통해 치매환자 인지기능 유지 및 개선을 위해 주의력 훈련과 수행기능 훈련, 시공간 구성력 훈련, 다중영역 인지중재치료 등을 제시했다.또한 인지자극치료 방법으로 음악과 미술, 회상, 원예 등을 제시했으며, 운동치료와 함께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식사법을 소개했다.특히 신경행동증상에 따른 비약물적 중재기법으로 현실 요법과 가상존재 요법, 감각자극 요법(음악, 미술, 향기 등), 동물보조법 및 가상 증강 현실요법 등을 제시했다.학회는 "치매환자의 비약물적 치료요법이 인지기능 향상 및 유지에 필요하다. 항정신병약물 등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 유지, 문제행동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다만, "전문인력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비약물 치료요법을 현재와 같은 인력과 수가체계에서 치매전문 의료기관 조차 수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전문가 양성과 교육 프로그램 등 제반 여건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요양병원협회는 치매의 비약물적 치료 지침을 요양병원에 배포하고 치매환자 치료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2022-05-10 17:45:39병·의원

요양병협-노인신경의학회, 비약물 치료지침 공동연구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요양병원 입원환자에 대한 비약물적 중재 및 환자안전 체계 개선을 통한 적절한 진료 제공을 위해 지침 개발 연구가 진행된다. 요양병원협회와 노인신경의학회 양해각서 체결 모습. 대한요양병원협회(협회장 기평석)는 10일 대한노인신경의학회(회장 석승한)와 연구계약을 체결하고 치매의 비약물적 치료지침 개발과 노인신경의학 연구에 전문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침개발은 2022년 3월말까지 진행하며 요양병원협회 세미나를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양 기관은 지난 2월 노인의료 발전을 위해 학술교류 및 관련 제도개선을 위한 교류를 확대하기로 하고 △공동연구 및 학술교류 △노인신경의학 분야의 정책 및 제도에 관한 공동자문 △양 단체의 교류 및 회원 간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협력 등의 사업을 협력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2021-11-10 15:45:01병·의원

원광의대 석승한 교수, 신경집중치료학회 이사장 취임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원광의대 산본병원 신경과 석승한 교수는 향후 2년간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를 이끌게 됐다.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석승한 이사장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는 4일 지난 6월 12일 개최된 춘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에서 석승한 교수가 이사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석승한 신임 이사장은 2023년 7월까지 2년간 학회를 이끌 예정이다. 신경집중치료학회는 신경계의 급성질환과 중증질환에 대한 치료와 연구,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하여 우리나라 급성 및 중증 신경계 질환 치료 분야의 발전과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현재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는 대한의학회 정회원 학회로서 신경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900여 명 이상의 다학제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대한중환자의학회와 미국 Neurocritical care society와 활발히 교류하고 있으며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인 영문 학술지를 발행하고 있어 명실공히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학회로 자리 잡고 있다. 석승한 이사장은 대한치매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노인신경의학회 회장, 차기 대한신경과학회 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신임 석 이사장은 "학회의 국내외적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미래지향적으로 학회를 운영할 계획이므로, 먼저 전공의들 위한 교육 확대 및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체계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해 회원들의 중환자 진료 역량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회의 연구역량 강화와 함께 유관 학회와 국제 교류 확대를 통해 학문적 확장성을 높이도록 하며, 신경계 급성 및 중증 질환 환자 치료가 더욱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의료 제도와 정책에 대하여 살펴보고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2021-08-04 15:13:34학술

치매안심병원 한의사 논란…의료계 우려에 '협진' 추가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의료계의 전방위적 반대에 부딪쳤던 치매관리법이 의료계 의견을 수렴해 일부 수정됐다. 한의사 채용은 유지하되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협진체계 구축 조항을 추가하면서 일부 보완한 것. 보건복지부는 치매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오는 24일까지 재입법예고했다.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재입법예고안을 살펴보면 기존에 논란이 된 신경과 전문의, 신경외과 전문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또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1명 이상을 둔다는 내용은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복지부 장관이 협진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신경과 전문의, 신경외과 전문의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협진체계를 갖추거나 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치매 관련 의사인력을 갖춰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즉,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만 채용해서 치매안심병원을 운영할 수는 없도록 보완장치를 한 셈이다. 이는 의료계가 전방위적으로 치매안심병원 필수인력에 한의사(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포함하는 것에 우려를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성명서를 발표하며 거듭 문제제기에 나섰던 신경과학회 홍승봉 이사장(삼성서울병원)은 "앞서 입법예고안에서 수정안이 나왔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이후로도 다듬어져야할 부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치매안심병원에서 중증치매환자의 피해가 없으려면 응급상황에 대비한 의료인력이 필요하다"면서 "원내에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과 등 전문의 협진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하는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치매학회 석승한 회장 또한 "전문의 협진치료가 원활하려면 원내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원외 협진은 의료질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한 내용으로 재입법예고를 하게됐다"면서 "이후로도 법 시행까지는 약 6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세부적인 내용은 추후 의료계 등 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추가적으로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1-06-24 05:45:55정책
현장

노인병원 생활근린형이 뜬다...패러다임 변화 뚜렷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오는 2050년, 전체 노인 인구의 15%가 치매 환자가 될 것이란 우울한 통계치들이 나오고 있다.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국내 사정은 더 암울하기만 하다. 대표적 퇴행성 질환으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치매 관리 분야에,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노인전문병원의 패러다임도 변화하는 추세라 주목된다.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 전경 모습. 치매전문병원 특성상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입구부터 출입객의 방역작업에 엄격한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를 공표한지 햇수로 5년차를 맞은 가운데,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007년 개원 이후 2019년 3월부터 치매안심병동을 개소해 운영 중인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을 찾았다. 노인질환을 치료하고 연구하는 공공병원으로는, 치매전문병동과 전문재활센터를 운영해오면서 요양서비스 측면에선 높은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원광대에서 위탁 운영 중인 동 병원의 경우, 접근성을 놓고 노인전문병원의 선도적 모델로 평가된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행정타운 중심부에 위치한 병원 주변으로는 시립노인전문요양원을 비롯한 평생학습관, 상록장애인복지관, 상록수보건소, 경찰서, 구청어린이집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행정·복지구역을 형성하고 있다. 대부분의 노인전문병원이나 공공요양병원이,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수도권 지역을 벗어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 외곽쪽에 자리잡은 것과는 비교해볼 부분이다. 2017년까지 병원장으로 재직한 원광의대 신경과 석승한 교수는 "유례없이 빠른 인구고령화로 인해 치매를 비롯한 파킨슨병, 뇌졸중을 포함한 신경계 질환의 발생빈도는 급속히 증가해 국가적 보건의료 문제로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그동안 공공요양병원들의 세팅에도 변화가 컸다"고 소개했다. 스누젤렌(심리안정)' 치료실 전경. 이어 "전 세계적으로도 과거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원격지'형이 유행했으나, 이제는 보호자들의 병원 접근성을 놓고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생활근린'형으로 사회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원격지형의 경우, 외딴 산간지역에 위치해 있다보니 치매 환자 본인들도 '사회에서 격리되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거나 '新고려장 풍습'이란 표현까지도 나오는 것이었다. 공공요양병원들 다수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유로는, 땅값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지방 외곽지역에 유치해, 토지를 기부채납 형태로 받아 병원을 짓고 법인에 위수탁을 맡기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은 계획단계부터 국가 및 경기도, 안산시의 공동지원으로 도심 행정타운에 병원 부지를 제공받으면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것. 원광대에서 수탁을 해오는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재공모를 진행해 신뢰성이나 투명경영에는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라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안산시 입장에선 노인복지의 일환으로 치매 어르신들이 전문적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병원 구축을 위한 토지와 건물을 짓고, 원광대학교에선 대학병원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수탁해 운영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모델의 장점은 경영에 있어 투명성과 공공성이 확보되면서 보다 질 높은 요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 현장을 찾은 당일(15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출입객들의 방역은 철저히 진행되고 있었다. 입구에서 코로나19 간이검사를 받은 뒤, 차례로 둘러본 진료실과 병동, 재활센터 등 내부 모습은 치매 환자들의 동선을 고려한 설계가 두드러졌다. 먼저 진료실이 위치한 구관 건물 1층에는 치매 진단과 치료에 유기적인 협진이 가능한 내과 및 신경과, 재활의학화, 정신건상의학과, 가정의학과 진료실이 위치했다. 치매의 원인을 정확하게 감별하기 위한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상행동이 나타난 환자의 증상 치료는 신속·정확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전문적 관리가 치매 보호자들의 삶까지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이유. 신경과에서는 치매의 원인 감별을 위한 뇌졸중과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손떨림, 보행장애, 파킨슨병, 두통, 어지럼증 등을 폭넓게 진료하고 있었으며, 내과의 경우 치매 환자들에 동반되는 순환기 및 호흡기, 내분비, 소화기계 질환과 기타 노인성 질환에 초점을 잡았다. 또 척수손상과 외상성 뇌손상, 뇌종양, 중추 및 말초신경계, 근골격계 질환 진료는 재활의학과로, 치매 및 우울증, 수면장애, 섬망 증상은 정신건강의학과가 협진을 통해 관리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 학회 조사를 짚어보면, 치매안심병원에 입원하는 이상행동이 심한 치매 환자의 사망률은 74%, 뇌졸중 발생률은 35% 증가하고 심근경색, 신체 손상, 낙상 등의 위험이 정상 노인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난다. 때문에 치매 진료에는 필수적으로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과가 필수인력으로 배치되는 이유기도 했다.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에는 해당 진료과 외에도 기능검사실을 비롯한 심전도검사실, 동맥경화검사실 등이 별도로 배치 운영되고 있었다. 이날도 입원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놓고 전문과목별 협진이 진행 중이었다. 병동 공간 디자인부터 건물 저층화 구조 "치매 질환 특수성 고려해야" 병동에는 치매 환자의 과잉행동 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전문 치료 공간도 마련됐다. 이른바 '스누젤렌(심리안정)' 치료실. '냄새를 맡다(snuffelen)'와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뒹굴다(doezelen)'는 독일어의 합성어로 치매 환자들의 촉각 및 시각, 후각, 청각, 전정감각, 고유수용성감각을 자극하고 상호작용을 도와주는 별도의 치료공간을 운영 중이었다. 치매 환자의 스트레스 관리 및 경직성 환자의 이완을 통해 간호관리 및 재활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치료실 한켠에는 프로젝터 매트에 이미지를 만드는 놀이치료의 일종인 '동작인식 심리재활 시스템'을 비롯한 '라이트 터치 사운드 패널', 물방울의 색상이나 진동을 느끼면서 심리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물방울 기둥' 등이 배치됐다. 층별 엘리베이터 문판을 책장으로 도안했다. 아울러 중증 치매 환자와 그 보호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상담해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원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실버미술을 포함해 원예치료, 향기요법, 언어재활, 노래교실, 치매 어르신 가족간 정서 및 정보 나눔을 위한 자조모임과 상담 등 요일별로 관련 프로그램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이외에도 구관에서 신관으로 이어지는 널찍한 '배회공간'과 병동 모습도 이채로웠다. 층간 엘리베이터는 치매 어르신들의 기억을 자극하는 '회생요법' 차원에서 사방이 전통 한국화와 한옥 창호와 문살 모양으로 디자인됐다. 특히 병동에서 바라봤을때 엘리베이터 문판을 '책장' 디자인으로 도안하면서 환자들이, '드나들 수 있는 문이 아니다'란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도록 조성한 것이다. 병실의 경우엔 재원환자들의 이름을 기입한 명패가 붙어있기는 하지만, 본인의 병실을 기억하기 쉽게 초가집이나 원두막 등 그림 간판을 크게 걸어 배치했다. 병동 이름도 헷갈리기 쉬운 층수보다는 '즐거운 병동' '행복한 병동'으로 구분지었다. 병실의 경우엔 재원환자들의 이름을 기입한 명패와 함께, 본인의 병실을 기억하기 쉽게 초가집이나 원두막 등 그림 간판을 크게 걸어 배치했다. 석 교수는 "구관 건물의 경우 5층으로 지어졌지만, 신관의 경우엔 치매 질환의 특수성을 고려해 설계 당시부터 참여했다"면서 "신관이 구관에 비해 낮은 3층으로 지어진 것도 폐쇄된 공간의 특성상 화재 등의 위험으로부터 병동을 저층화하기 위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층수를 낮추는 대신 병동 생활공간을 길게 'ㄱ' 형태로 넓게 만들고 환자들의 이동하는 복도의 너비도 확장한 것이 핵심이란 설명. 실제 신관 병동은 1층 면회실과 재활치료 공간을 시작으로 2층 병동, 3층 부대 편의시설로 간소화와 환자 편의성에 집중했다. 끝으로 석 교수는 "치매가 진행하면서 절반의 환자들은 통제가 안 되는 이상행동 증상으로 본인과 가족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증상이 심한 10% 정도는 지역사회에서 조차 수용이 어려워 치매안심병원에 입원해 즉각적인 보호와 전문 약물치료, 원인 감별을 위한 진단검사를 진행하는 만큼 유독 병동관리가 힘이 든 상황이다.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치매관리에 방향성을 놓고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2021-04-26 05:45:58병·의원

한의사의 치매안심병원 운영 "형평성 따질 사안 아냐"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자칫하면 정신행동이상증세를 가진 중증 치매 환자 관리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단순히 의학과 한의학이라는 형평성 논리로 다룰 사안은 아니다." 한의사를 치매안심병원에 필수인력으로 포함시키려는 '치매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가 지난 29일로 끝이 났다. 메디칼타임즈는 해당 이슈를 놓고 대한노인신경의학회 석승한 회장(원광대산본병원 신경과)을 만나 학계가 강력히 반대 입장을 내놓는데 속내를 들어봤다. 석승한 회장. 배경은 이렇다. 심각한 정신행동이상 증세를 보여 가정과 요양시설에서 돌볼 수 없는, 중증 치매환자들의 단기 입원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치매안심병원 규정. 치매안심병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치매 국가책임제'를 공표하면서 적극적으로 추진한 정부 정책과제 중 하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치매안심병원 지정을 위한 필수인력 전문과에 '한방신경정신과'를 추가시키면서 한방신경정신과 의사만 있어도 안심병원 지정이 가능하게 만든 셈이었다. 석 회장은 "치매 환자를 케어하는데 있어 한의사를 진료행위에서 배제시켜야 한다고 무조건적인 반대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사안의 본질을 들여다 봐야할 문제"라고 운을 뗐다. 의료계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 역시, 중증 치매 환자의 안전과 관련한 문제였다. 치매안심병원의 역할이 초기 단순 치매 환자가 아닌, 중증 치매 관리에 맞춰졌다는 점과 치매 전문 의료진의 교육 커리큘럼 문제 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석 회장은 "중증 치매 환자를 볼 수 있는 신경과나 정신과 전문의의 교육과정에는 치매 환자의 진단과 치료, 예방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며 "트레이닝 교수 대부분은 치매를 전공하고 오랜기간 진료경험을 가진 분과 전문성(sub-speciality)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의학에서의 치매 환자 트레이닝 커리큘럼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실제 한방신경정신과 스태프의 수도 1~2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 이러한 한방전문의들의 경우, 우울이나 불안 등 주로 외래환자 진료에 국한돼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결국 치매안심병원에서 중점적으로 진료하게 될 중증 치매 환자는 아니라는 설명. 석 회장은 "따라서 근본적으로 한방 트레이닝 과정 자체가 예방, 진단, 치료, 이후의 만성 환자 관리까지 일련의 질환 스펙트럼을 케어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치매안심병원에서 관리하게 될 환자가 중증 치매라는 사실을 되짚었다. 중증 치매 환자라 함은, 인지기능저하와 동시에 심각한 정신행동증상(BPSD)을 가진 환자들을 지칭한다. 이렇듯 BPSD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의료진도 신경과나 정신과 의사들 가운데, 오랜기간 치매를 진료한 경험을 가진 인원들이 담당해오고 있다는 것. 석 회장은 "일반 신경과 의료진들도 망상, 폭력성, 치료 순응도가 지극히 떨어지는 BPSD 증세가 심한 환자를 진료하는 것에는 부담감을 가진다"며 "상황은 이러한데 전문성이 떨어지는 한방진료가 치매안심병원의 필수인력으로 참여해 중증 치매를 돌보게 한다면 환자의 안전이나 제공될 서비스의 질을 담보할 수 없게 만드는 꼴"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건강보험체계 의료개념 '근거중심의학'...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 대전제 의학과 한의학에서의 '치료 방향성'도 주의깊게 따져봐야할 부분으로 꼽았다. 중증 치매 환자들은 약물이나 정신치료를 원활하게 시행하는데 제한이 많이 따르는 상황인 것. 이를테면, 피해망상이 심한 환자들은 '본인이 죽을 수도 있다'는 극도의 불안감으로 인해 약물치료에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사제를 적용한다든지 얘기치 못할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까지 고려에 넣어야 하는 셈이다. 그는 "이런 가운데 한의사들의 첩약과 침, 뜸치료를 중증 치매 환자들에게 무탈하게 적용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석 회장은 "첩약의 경우 현재 시범사업을 진행중이다. 바꿔말하면 첩약이 치매 환자에 유효성을 아직 입증하지는 못했다는 얘기도 된다"며 "건강보험체계에서 약물, 보조치료 등 의료라고 지칭하는 개념은 '근거중심의학(Evidence Based Medicine, 이하 EBM)'을 기반으로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한방 첩약이라든지 침치료는, 중증 치매 환자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아직 없다. 그렇다고 한의사가 효과가 입증된 양약을 처방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적용한다는 것은 추후에 제도적으로도 충분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석 회장은 "한의사가 치매 환자를 진료해선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중증 치매 환자를 중점적으로 관리하게 될 치매안심병원을 놓고 짚어야할 문제"라면서 "한의사 단독으로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을 받을 수 있는 필수인력 기준에 들어가는 것은 상당한 우려가 나온다.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추구하는 방향과 질병을 접근하는 방법도 다르다. 단순 형평성의 논리로만 따질 사안이 아니다"면서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의 질이라고 하는 대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의사 단독 치매안심병원 지정 "의료시스템 백업 없이는 운영 어려워" 한의사 단독으로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해당 개정안에는, 실질적인 운영에도 문제가 따른다고 했다. 석 회장은 "현재 치매안심병원 지원금을 보게되면 복지부가 80%, 해당 지자체 대응자금 20% 정도를 떠안게 되는 상황이다. 지역내 위수탁을 맺게 되는 경쟁 의료법인이 없다면 가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지자체 기관장이 한방의료법인에 위탁을 지정해주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유인 즉슨 "당장 요양병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라도 한의사만으로는 어렵다. 당직 의료인도 한의사가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의학적인 처치를 못하기에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진료행위에는 제한이 많다"며 "의료진을 비롯한 물리치료사, 의료기사들도 고용해야 하는데 한의사가 이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의료시스템의 백업이 없이는 제대로된 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신경과학회 및 유관학회들도 이같은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국민 탄원을 진행하면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 학회는 "치매 전문가와 어떠한 상의도 하지 않고 복지부 단독으로 개정해, 중증 치매환자들의 입원치료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생명까지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회 조사를 짚어보면 치매안심병원에 입원하는 이상행동이 심한 치매 환자의 사망률은 74%, 뇌졸중 발생률은 35% 증가하고 심근경색, 신체 손상, 낙상 등의 위험이 정상 노인보다 현저히 높다. 때문에 진료에는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치매전문가가 꼭 필요한 이유라고 언급했다. 한편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히 인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닌, 치매 환자 상황을 고려한 요양급여 조정과 수가 보상 방안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치매안심병원 참여 신청이 저조했던 이유로, 실질적인 운영비 지원 없이 시설비 보강에만 편향돼 있다보니 "전문병동 설치 이후 인력 기준을 맞추기 위한 재정부담이 컸다"고 소개했다. 석 회장은 "치매안심병원 관리가 필수적인 BPSD 치매 환자들은 유독 병동관리가 힘들다"면서 "치매요양병원의 경우 전문 인건비를 비롯한 간호인력 교육, 수급 문제 등 정부지원이 없을 경우 경영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2021-03-31 05:45:58정책

코로나로 멈춘 치매안심병원 수가 인센티브 적용될까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 사태로 인해 한동안 멈춰섰던 치매안심병원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수가 보상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의료계가 줄기차게 요청했던 병원 운영비 지원이나 수가 개선에는 아직 구체적 대안을 마련한 상태는 아니지만 치료효과 판단에 따른 '인센티브 차등 지원'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양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2년간 치매안심병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범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치매안심병원 관리가 필요한 '행동심리증상(BPSD)'을 보이거나 '섬망' 증상을 보인 치매 환자들에 인센티브를 차등 지원해주는 것이 이번 시범사업의 핵심으로 거론된다. 일단 치매안심병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치매 국가책임제'를 공표하면서 추진한 정책과제 중 하나. 2019년 처음으로 경북도립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이 지정된 뒤, 같은 해 경북도립김천노인전문요양병원, 대전시립제1노인전문병원, 경북도립경산노인전문병원 등 3곳이 추가돼 4개까지 확대됐지만, 작년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인해 추가 지정이 잠정 중단된 상황이었다. 따라서 올해 정부는 치매전문병동을 설치를 위한 기능보강사업을 확대 진행하는 한편, 이들 병원들의 사업 참여를 늘리기 위해 인센티브 지원방안이란 당근책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르면, 논의 중인 인센티브 지원금액은 2019년도 '요양병원 의료중도' 일당정액 수가 수준을 기준으로 4만5000원 정도. 이마저도 치매안심병원 입퇴원 기준에 맞춰 인센티브를 차등 적용한다는 의견이다. 가령 입원기간이 30일 이내인 경우 100%, 30일~60일에는 50%가 적용되며, 퇴원후 경로에 따라서는 가정(집)인 경우가 100%, 장기요양서비스 80%, 의료기관 60% 수준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에 의료계는 시범사업을 통한 인센티브 지원 방안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이지만 "효율성보다는 효과성 및 적시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다시말해 병원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달라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치매요양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치매안심병원 신청이 저조했던 이유는 정부 지원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운영비 없이 시설비만 지원하다보니 전문병동을 설치한다 해도 인력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 하기에 실제 운영에는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부터 있던 공공요양병원 시설기능보강자금이 이번 정부 들어서 치매안심병원 지정 기금으로 이름만 바뀐 것인데 결국 정치인들이 주로 하는 명패갈이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실질적으로 병원을 경영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사업 참여에 문제가 많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치매학계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치매 환자 상황을 고려한 요양급여 조정과, 수가 보상 방안에 지금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 대한노인신경의학회 석승한 회장(원광대산본병원 신경과)은 "치매안심병원 관리가 필수적인 행동심리증상(BPSD)을 가진 치매 환자들은 유독 병동관리가 힘들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치매요양병원의 경우 전문 인건비를 비롯한 간호인력 교육, 수급 문제 등 정부지원이 없을 경우 경영까지 어려워질 수 있는 환경"이라며 "실제 의식불명이나 엘튜브를 꼽고 있는 중증 환자들이 의료 고도나 초고도 환자로 분류되는데 이 경우엔 기본 처치와 병동 간호인력 교육만 잘 시키면 치매 환자보다 손이 덜 가는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수가를 개선하거나 치매 환자 상황을 고려한 요양등급을 변경하는 방향이 맞다"면서 "다만 등급을 변경할 경우 전체 시스템을 손봐야 하기에 문제가 커질 수 있고, 치매안심병원 관리가 필요한 행동심리증상을 가진 치매 환자들에 일종의 수가 보상 방안을 지원해주는 쪽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복지부는 전국에 있는 79개 공립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치매전문병동 설치를 위한 기능보강사업을 진행 중이며, 기능보강사업이 진행된 곳은 60곳이다. 기능보강사업을 위해 52억2,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된 상태다.
2021-01-26 12:00:58병·의원
인터뷰

"코로나 사태로 멈춰진 노인문제, 더이상 늦쳐지면 안돼"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코로나 사태로 중단된 노인 관리 문제, 더는 손놓고 방관할 일이 아니다." '치매국가책임제'가 2017년 9월 계획 발표된 이후, 그동안 건강보험 적용이 어려웠던 치매진단검사의 보험 확대 적용을 비롯한 중증 치매환자의 본인부담률 하향 조정 등 어느정도 결실들이 맺어지는가 했다. 하지만, 작년 한해 '신종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 사태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면서 상황은 다시 열악해졌다. 국가적 아젠다 설정과 지역사회의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평가되는 노인 문제는, 한동안 논의 테이블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석승한 회장. 제도 시행과정에서 조차 치매안심센터나 요양병원의 시설인력 수급 문제와 전문성 인증, 트레이닝 이슈 등 풀어야할 과제로 꾸준히 지목됐지만 감염병 대란 속에서 인력 얘기란 실상 무의미했을터. 그나마 배치됐던 인력마저도 활용이 어려웠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단계가 출렁일 때마다 지역사회 환자 관리에는 구멍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병원이나 센터를 찾기 힘든 환자나 보호자들, 의료인력에게도 악재는 마찬가지였다. 올해 1월 1일부로 2년간의 임기를 시작한 대한노인신경의학회 석승한 회장(원광대산본병원 신경과)은 "작년 한해 얘기치 못한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의 발생으로, 노인 관리 문제는 거의 중단되다싶이 한 상황"이라면서 "올해 학회 차원에서도 지역사회, 보건당국과 함께 진행해야 할 사안들이 산적했다"고 전했다. 대한노인신경의학회는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노인의료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인의료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신경과 의사를 중심으로, 다수의 노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노인의료전문 학회다. 석 회장은 대한치매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중앙치매센터 전문위원,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여전히 코로나 유행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감염병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겠지만, 인구 고령화에 따른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부담 경감은 더없이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인구 고령화로 치매, 뇌졸중을 포함한 노인성 신경계 질환의 발생빈도가 급속히 증가하는 가운데 학회차원에서도 정부의 자문 요청에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며 "국가적인 아젠다와 지자체의 현실적인 문제를 함께 조율해 나가야하는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학회장으로서도 지역단체에 산적한 문제에 스킨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 회장은 "치매 질환의 특성상 지역 커뮤니티케어 국가사업과도 긴밀한 연계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지자체, 보건의료법 등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관계 법령 및 제도개선이 따라와야 확실한 공조가 가능해질 수 있다"면서 "지역사회 독거 노인이나 치매 노인 관련 지원 및 관리사업이 행정적으로 중첩돼 있다보니, 부서별 인사고과 문제 등 똑같은 일을 비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분위기 등도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올해는 여러 노인관련 단체 및 학회들과 함께 노인 관련 정책 마련과 제도 개선에, 학회장으로서의 역할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의학계 학술행사 역시 비대면 온라인 회의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석승한 회장은 "온라인 비대면 회의는 학회의 숙제가 됐다"면서 "이전에는 웨비나에 대한 경험이 충분치 않다 보니, 작년 다수의 학회들이 춘계학회를 안 한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엔 운영하는 전문업체도 많지가 않았고 정작 온라인으로 준비한 학술회도 경험이 적다보니 예상치 못한 동시 접속자수 폭주로 인해 셧다운되는 경우도 흔했다"며 "업체들의 수나 경험치도 쌓이다보니 진행이 보다 매끄러워 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작년에 비해 올해 학술회 운영 여건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끝으로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감염병 유행 추이를 살펴보며 온라인 학회를 진행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여건을 고려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경우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01-11 05:45:50병·의원
기획

진화하는 학술대회 온라인 넘어 생중계 도전 코앞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의 대유행이란 돌발변수가 작년 한해를 관통했다. 2021년 초입, 확산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선별검사소를 비롯한 병원 현장 구석구석 방호복에 갖힌 의료진들의 진료활동도 마비될 듯 진통을 겪었는데, 이러한 고초(苦楚)는 의료계 상아탑이라고 일컫는 의학계라고 결코 다르지 않았다. 전염병의 확산방지라는 대전제 아래 대면회의 자체가 중단되다 보니, 자연스레 국내·외를 막론한 주요 학회들은 일정을 연기하거나 온라인 가상회의라는 비대면방식의 버츄얼(virtual medical meetings) 학술대회를 차선책으로 택해야 했다. 실제 지난해 대한의학회 산하 국내 186개 단체 학회들의 정기 학술대회 일정에는 차질이 불가피했다. 갑작스레 맞닥뜨린 신종 감염병의 대유행 사태로, 감염병 추이를 살펴 예정대로 진행할 듯 보였던 모든 학술회 일정은 결국 연기를 거듭하다 전면 취소되거나, 온라인 학술회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한 것. 그런데 실상, 이러한 분위기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 두 가지 키워드를 큰 축으로 잡아가는 제4차 산업혁명을 의료계에 더 빨리 안착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일보한 온라인 정보통신 기술을 오프라인 산업 현장에 접목시키는 일종의 네트워킹 혁신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대한의학회 장성구 회장이 "빠르면 15년 이내에 제4차 산업혁명이 완수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인데, 급변하는 사회의 패러다임 속에 의료계가 제4차 산업혁명의 선도가 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대를 헤쳐 나가는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것도 결을 같이 한다. 현재 의학계에 깨지지 않는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가 근거중심 의학이었다면, "미래 의학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은 분명 유전정보를 활용해 개인이 질병에 걸릴 가능성과 그 시기 등을 예측하는 예측의학(Predictive Medicine)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온라인 네트워킹 방식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만들어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토대 위에 그려진 새로운 의료계 풍경으로, 의료진 다수가 모이는 학회와 심포지엄 등 대부분의 행사들이 온라인상의 랜선미팅을 근간으로 하는 소통방식을 차용하며 코로나19 시대에 뉴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치료경험 공유 "신종 감염병 온라인 웹세미나 시장 달궜다" 주목할 점은, 오프라인 교류가 줄어들면서 생겨난 풍선효과로 인해 온라인 회의가 활발해지면서 '학술교류의 국제화'란 화두에 긍정적인 예상치들이 나온다는 대목이다. 정보의 접근성 측면에서 '필요에 따라 접속 가능한(온디맨드, on-demand)' 네트워킹 채널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동안 학계 전문가들은, 단순 친목모임이나 로컬 학술 교류의 장을 넘어 종합학술대회를 위한 국제적인 유대강화를 목록의 최우선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올해까지 이어지는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 사태의 여파는, 비로소 온라인과 비대면 문화를 일상에 자리잡게 만드는 시발점이 됐다. 각종 스마트기기를 비롯한 비대면 소통 채널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 실제 학계 전문가들도 이같은 문제에 대해 "비대면 시대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온택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더 큰 소통의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을 선언할지언정, 비대면으로 방향이 전환되지 않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했다는 분석이다. 작년 하반기, 글로벌 학회들을 출발점으로 변화에 대한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력했다. 학술행사가 단순 학술적 교류행위라는 측면에 국한된 것이 아닌, 산학협력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매년 참여인원 1만명을 훌쩍 넘겨 최대규모 학술행사를 개최해왔던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이하 ACC)도 코로나19 2차 대유행시 이러한 입장변화를 분명히 밝혔다. 학회는 명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구절을 인용해 "온 세상을 무대로(All the world's a stage),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show must go)"는 입장을 강조하며, 오프라인 이후 비대면 가상회의 방식의 랜선미팅 전환을 선언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기점으로 의학계 학술행사도 새로운 감염병 시대를 앞당겨 맞게 된 셈이었다. 여기서 새로운 소통 채널로 활성화된 것이 바로 '웹-세미나' 분야였다. 웹(Web)과 세미나(seminar)의 합성어인 '웨비나'는 온라인 웹 사이트상에서 진행되는 실시간 또는 녹화 방송으로 의료진들이나 학계 전문가들의 치료 및 최신 연구경험들을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접속할 수가 있다. 전 세계, 산간벽지 어느 곳에서건 축적된 임상 데이터나 경험, 치료법 등을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활발히 공유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ZOOM 등 ICT 기술 접목 "포스트 코로나 온라인 확대는 필연적" 학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언택트 시대에는 온라인 학술회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못박고 있다. 다만 경험부족으로, 새로운 형식에 적응하는데까지 걸리는 기간이 문제였다. 작년 일년 대부분의 의학단체들이나 제약사들에게도 기존과 달리 온라인 학술대회 진행은 또 다른 시도였던 것. 따라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행사로 전격 전환하면서, 세부적으로 손댈 곳도 많았다. 학회 공식 홈페이지 개편부터 전문 대행업체 선정, 온라인 강의 및 토론에 활용되는 유튜브 채널이나 ZOOM 등의 ICT 통신 기술을 접목한 홈페이지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고충도 쏟아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조세션, 질의응답 등 생중계로 방송되는 세션을 최대 몇 채널까지 운영해야 하는지, 참여인원을 고려한 동시통역 서비스나 인터넷 접속사고 발생시 대처방안 등 다방면에 위기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경험이 필요했다. 플랫폼의 적용 이후로는, 온라인 방송의 송출과 접속자 소통 문제를 대비한 철저한 위기관리가 온라인 학술회 운영의 성패와도 직결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작년 한해 온라인 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문제들도 여럿 나왔다. 실제 이 과정에서 불안정한 서버 등의 문제로 인해 접속자가 몰리면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느려지거나 중단되는 등 불만이 폭주하기도 한 것이다. 온라인 행사가 본격화한 작년 6월 한 달새, 의협으로 들어온 민원 10건 중 한 건은 연수교육 관련 민원으로 전체 2264건의 민원 중 341건이 연수교육에 대한 민원이었다. 이는 5월 135건보다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였다. 더불어 학술회 행사에 참여해 온라인 학술대회를 지원하는 제약, 바이오, 의료기기 기업들에도 과제가 남겨졌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학술대회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참여자들에 거리적 제한을 느끼지 않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했다. 때문에, 다양한 임상데이터를 의료진에 전달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했다. 시기별로 예정된 기업들의 최신 임상정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영상 프리젠테이션에 집중하게 된 배경이다. 홈페이지: 유럽심장학회(ESC) 홈페이지. 신종 감염병 대유행 시기를 기점으로 의학계 학술행사도 새로운 감염병 시대 속 새로운 일상을 맞을 준비기간을 가진 셈이었다. 올해 비대면 온라인 회의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해석도 여기서 나온다. 작년 첫 시행으로 운영과정에서의 마찰과 행사지원, 평점 문제들이 우후죽순 쏟아졌지만 이제는 얘기가 다른 것이다. 올해 1월 1일부로 임기를 시작하는 대한노인신경의학회 석승한 회장(원광대산본병원 신경과)은 "작년 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어려움들과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학회 전반을 운용하는데 좋은 시험대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 학술대회를 유치하면서 예년과 같이 오프라인 방식으로의 개최를 준비했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학술대회 개최 형태를 여러번 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석 회장은 "앞으로는 회원의 규모가 큰 학회일 수록 온-오프라인 행사를 같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한다"면서 "이제는 학회의 숙제가 됐다. 종전에는 웨비나에 대한 경험이 충분히 많지않다 보니 작년 다수의 학회들이 춘계학회를 안 한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일년간 온라인 플랫폼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일단 원론적으로는 온라인으로 학회를 진행하다가 상황에 따라서는 여건을 고려해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통상 학술대회가 며칠간 진행된다는 점을 봤을때 일정상 오프라인으로 듣고자 하는 세션은 하루 방문하고, 이후 세션은 시간을 조정해 온라인으로 접속해 시청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포멧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석 회장은 "그런 측면에서는 작년 이런 어려움들을 해결하려는 시도와 온라인 플랫폼들의 활용 전략이 학회를 활성화하고 확장하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당시 운영하는 전문업체도 많지가 않았고 정작 온라인으로 준비한 학술회도 경험이 적다보니 예상치 못한 동시 접속자수 폭주로 인해 셧다운되는 경우도 흔했다. 운영에 문제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올해는 업체도 다양화 될 것이고 온라인 플랫폼을 운용하는 기업들의 경험도 쌓이다보니 진행이 보다 매끄러워 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며 "작년에 비해 올해 학술회 운영 여건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1-01-05 05:45:59학술

치매 치료제 개발 "어렵네"....최초 표적 신약도 빨간불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에는 표적 신약 개발경쟁이 한창이지만, 유효성 검증과정마다 잡음이 새어나오면서 고초를 겪고 있다. 그동안 다국적제약기업들은 가장 유망한 표적기전으로 거론되는 '베타아밀로이드'를 비롯한 '타우 단백질'과 'ApoE4' 표적 등 다양한 표적 항체약물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같은 이유로 임상을 중단했다. 학계 전문가들도 이러한 단일 표적기전의 항체약물만으로는, 복잡한 병태생리를 가진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에 어느정도 혜택을 가져올지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라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신약 신청을 준비 중인 바이오젠과 에자이제약의 항체약 '아두카누맙'이 지난 6일 현지시간 열린 미국FDA 승인 자문위원회 논의에서 긍정적인 의견을 받는데 결국 실패했다. 논의에 따르면, 단일 3상임상 자료 일부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기는 했으나, 나머지 다른 임상에서 이와 상충하는 결과가 보고되면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의 효과를 검증하기에는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일단 회사측은 "승인에 필요한 임상데이터를 추가로 보완해 제출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해 FDA가 밝힌 시판허가 최종 결정일은, 내년 3월7일까지로 계획됐다. "제출된 임상데이터 두 건, 치료제 유효성 검증 부족해" 이번 임상평가에 논란이 됐던 3상연구의 사후분석결과는 'EMERGE 연구' 및 'ENGAGE 연구' 데이터였다. 자문위 논의 결과, EMERGE 데이터를 ENGAGE와 비교했을때 아두카누맙의 유효성을 뒷받침할 만한 강력한 임상근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데 '8대1'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이다. 해당 임상결과의 경우, 바이오젠은 EMERGE와 ENGAGE 연구에 대한 무용성 평가(futility analysis) 결과에 따라 작년 3월 두 임상을 모두 중단시킨 바 있다. 그러던 가운데 신약 신청에 재시동을 걸린 것은, 작년 3월 임상 중단 발표 이후 추가 분석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연말 주요 학회 발표 및 바이오신약허가신청서 제출계획이 나오기 시작한 이후였다. 바이오젠과 파트너십을 맺은 에자이제약이 아두카누맙의 고용량 제형의 경우, EMERGE 임상에서 인지장애를 지연시키는 유의한 효과가 있다는 새 분석결과를 제시하면서 FDA 시판허가에 다시 돌입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실제, 이후 기존 임상에 참여한 3,285명의 환자 중 18개월 간 치료를 지속한 2,06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추가 확보한 결과,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임상적 저하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이 입증됐다. 추가분석한 EMERGE 임상의 세부 결과에 따르면, 아두카누맙은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임상치매평가척도(CDR-SB)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나타냈다. 고용량 아두카누맙으로 치료 받은 환자들은 78주 후 임상치매평가척도에서 기준치 대비 임상 증상 악화가 유의하게 감소하며, 위약군 대비 약 23%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아두카누맙은 2차 유효성 평가 결과에서도 임상 저하가 일관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이정신상태검사(MMSE)와 인지행동검사(ADAS-Cog)에서 각각 위약군 대비 15%와 27% 개선된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알츠하이머 인지기능평가검사(ADAS-Cog 13) 및 알츠하이머 협력 연구-경도인지장애 일상생활능력평가검사(ADCS-ADL-MCI) 점수에서 위약군에 비해 각각 27%, 40% 개선된 수치를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자문위측은 "회사가 연구에 사용되는 임상약물의 용량을 증량하는 등 당초 계획된 임상 프로토콜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치료제의 명확한 혜택을 확인하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와 관련 "제출된 임상데이터들 사이에 통계적으로도 눈에띄는 부조화 경향이 강했다"며 "확실한 혜택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유효성 검증작업을 분명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표적약 진입 경쟁 치열, 전문가들 "단일작용기전 조심스런 입장" 현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시장에는 알츠하이머병 표적 신약후보물질에 '베타아밀로이드'를 비롯한 '타우 단백질'과 'ApoE4' 표적 항체약물 개발이 다양하게 접목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들 표적약들 대부분은, 모든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잡기보다는 특정 변이가 일어난 환자별 맞춤 치료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현재 알츠하이머 질환에는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 임상이 활발한 상황이다. 다만 가장 유력 후보물질로 거론됐던 베타아밀로이드의 경우, 여러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대규모 임상에 착수한 상황이었지만 연구결과 제한된 효과만을 확인하며 실망감을 안긴 것이다. 작년부터 진행돼온 신약연구들은 돌연 임상중단을 선언하는 등 차질이 많았던게 사실이었다. 2019년 상반기엔, 기대를 모았던 굵직한 알츠하이머 질환 신약후보물질들 대부분이 주요 임상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2월과 3월 베타아밀로이드를 타깃하는 계열 표적 항체의약품인 로슈 '크레네주맙'이 후기 임상에 실패한데 이어, 바이오젠과 에자이제약의 '아두카누맙'까지 최종 3상임상에 고배를 마셨다. 또 릴리, MSD 등이 개발 중이던 BACE 억제제가 속속 개발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베타 아밀로이드 계열 표적약 개발에도 실상 먹구름이 드리운 것이다.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MSD, 로슈 등도 후기임상 끝에 유효성과 이상반응 이슈가 불거지며 임상 중단을 선언했다. 대부분의 신약후보물질들이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증의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대상 임상에서 개선효과나 안전성에 문제가 지적되며 사실상 시장 진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학계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병에 표적 치료제 개발을 놓고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놓고 있다. 원광대 산본병원 신경과 석승한 교수(원광대 산본병원)는 "학계에서는 신경세포에 독성반응을 보이는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의 축적으로 인해 신경세포의 사멸과 인지기능 저하라는 기능상의 문제가 유발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다"면서도 "문제는 지금껏 환자 병력적인 소견을 짚어볼때 해당 물질의 축적이 드문 환자에서도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특이 사례가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 이외에도 뇌혈관 병변이나 질환 등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에서도 치매로 발현될 가능성이 많다는게 최근까지 학계에서 논의되는 의견"이라면서 "단순히 일부 기전을 차단한다고 해서 알츠하이머 치매나 이로인한 인지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느냐엔 여전히 확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020-11-10 05:45:56제약·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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